목동양궁클럽                                                                    

첫출전한 46회 종별대회 후기

박기범 2 1,470
< 첫째날 >

고속도로와 국도를 오가며 내려가는 동안 날씨가 너무 좋아서 이렇게만 맑아라~ 코치님과 함께 기도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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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여를 달려와 양궁장의 위치와 상태를 확인하고 잽싸게 우리 클럽 현수막을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단단히 붙잡아 매었다.
잘 다듬어진 잔디위로 90M 위치에 40여개의 과녁이 한줄로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어 가슴까지 시원했다.

경기장 개방시간을 확인하고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찾은 메뉴는 바로 멍게비빔밥. (멍게가 참 싱싱하였음. ^^; 드디어 아점 해결)

사람들이 점점 모이고 드디어 경기장 개방 !!
30M, 50M, 70M, 90M 위치에 과녁들이 정렬되어 있었는데...
1시간이 왜 그리 짧던지...
처음 출전이라 한군데에서 너무 시간을 많이 보냈던지라 90M는 1발도 쏴보지 못하고 경기장 폐쇄.
(다음에는 시간 배분을 잘해서 여기저기 왔다갔다 해야할 듯...^_^;)

꼭두새벽부터 아침도 안먹고 부리나케 달려왔는데...쪼잔하게 1시간이 뭐람...ㅠㅠ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고 보조경기장에서 벼락치기 연습 시작.

숙소는 이영애와는 전혀 관계없는 산소 같지 않은 O2 모텔.
저녁은 알탕을 먹으러 들어갔는데, 나가지 못하게 초스피드로 밑반찬을 깔아 놓고 점심메뉴라 지금은 안된단다...흐미~
서빙아주머니의 한마디..."낙지를 먹어야 낙지발에 화살이 정가운데로 짝~짝~ 들러붙지이~~"
ㅋㅋ


< 둘째날 >

하늘은 더없이 쾌청하고 날씨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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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달려오신 회장님, 오감만족 사장님, 방총무...반가운 얼굴들이다.
이제 46회 종별 출전 5인방이 모두 모였다. (코치님은 사진 찍으시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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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만족 사장님이자 특급요리사가 손수 만들어 온 왕주먹밥.
보조경기장에서 핸드볼 크기만한 왕주먹밥을 베어물며 화이팅을 다짐한다.
(이렇게 맛있는 주먹밥은 처음. 크기는 킹. 맛은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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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경기장에서 몸을 풀고 본경기장으로 입성.

절대 긴장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건만...
90M 경기 시작 부저와 함께 사선에 서서 첫발을 현에 끼워 당겼지만, 아무리 당겨도 클리커가 빠지질 않는다. 허걱~~
'내 화살이 언제부터 여의봉처럼 이렇게 밑도 끝도 없이 길어진거야? 난 주문을 외운적이 없는데...'

머리는 긴장하지 않았지만, 근육들이 나도 모르는 새에 벌써 긴장하고 있었구나..활을 내려 눈을 감고 심호흡...
즐기라는 코치님 말씀이 순간 떠오르며, 그래 즐기자~~라는 생각으로 다시 활을 들었다.
그렇게 어렵사리 시위를 날아간 첫 출전의 첫발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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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는 코치님의 말씀을 계속 되내이며
아직 아물지도 않았는데 핑거탭에 또다시 긁혀 턱에서는 또 피가 나고 쓰라리는데 정말 이를 악물고 쏘았다.
어떻게 쏘았는지 모르게 90M와 70M 경기가 끝났다.

점심 먹고 와서 여자선수들의 70M, 60M 경기를 보는데...활을 쏘는 모습이 이~~뻐~~
하얀색 양궁모자들을 쓰고 줄 서서 쏘는데...우와~~
뭐...전부 S라인 선녀들이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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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보기만 했던 선수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있다는게 신기했다.
활을 쏘는 자세와 스텝의 이어짐이 정말 부드럽고 매끄럽게 이어진다. 너무 멋있다. 나도 저렇게 해야 할텐데...

다음날 남자 경기는 오후에 있어서 저녁은 다소 여유로웠다.
감독님께서 친히 오셔서 회를 쏘시고 바람같이 사라지시며 "영학정 화이팅~~"

작은공을 굴리며 내일의 화살은 어디로 갈까?를 궁리하고 작은 광장 공터에서 서로 깔깔~ 대며 하루를 마감한다.


< 마지막 날 >

아점을 대충 해장국으로 달래고 보조경기장으로 직행.
활을 잡기가 무섭게 빗방울이 내리는가 싶더니 아예 손톱크기만한 우박이 떨어지는데 너무 황당.
이제 곧 경기 시작인데 큰일이다.
그래도 46회 종별 5인방은 부지런히 손을 놀렸다.
조준기도 다시 고쳐보고...

50M 경기 시작하기 위해 본경기장으로 들어가 순을 기다리는데 이~런~~
비는 그쳤지만 그대신 바람이 장난아니다.
심판기록원이 앉을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던 파라솔들이 바람에 넘어지기 시작하여 아예 접어버린다.

바람이라는 생각치도 못한 큰 변수 앞에서 들었던 활을 내려 놓았다가 다시 들기를 수차례...
아무리 실업선수들이지만 바람 앞에서는 장사가 없는지 궁시렁 거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무정한 타이머의 시간은 나몰라라 계속 흐르고 전통의 화살은 아직 그대로인데...
바람의 숨이 잠시 멎을 때마다 급하게 활을 쏘기 시작한다.
40초도 안남았는데...전통에는 아직 3발의 화살이 남아 있다.
큰일이다. 평소 내 슈팅타임으로는 빠듯한 시간인데...또언제 바람이 소용돌이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등골을 스친다.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하니 화살은 여지없이 M으로 꽂히기만 한다...헐~~

ㅠㅠ OTL

안그래도 이번 대회부터 작아진 50M 과녁이 부담스러웠는데...
바람은 또 뭐람...

반면 코치님은 바람을 읽으며 남들이 활을 내릴때에 반대로 활을 들었다. 위기에 나타나는게 진정한 연륜일 것이다. (멋져부러~~역쉬 킹왕짱)

그렇게 매정한 바람은 30M가 끝날때까지 끊이지 않았고...
아쉽지만 경기는 끝이 났다.
장비를 해체하는데 이제는 장대비가 쏟아진다. 흐미...이건 뭥미??

현수막을 내리고 돌아서는데 고문님께서 활짝 웃으며 수고들 많았다고 치하하신다.
그 한마디 하시려고 그렇게 먼길도 마다않고 달려오신 고문님이 너무 감사했고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왈칵~.

이렇게 나의 첫 종별대회는 끝이 났지만, 왠지 몇일사이 나도 모르게 부쩍 키가 커진 느낌이 든다.

경기의 내용은 봄눈처럼 사라지고 결과만 남는 법이지만...
첫 종별대회의 내 가슴 속 기억이 사라지지 않게 이렇게 글을 남겨 본다.

회장님, 코치님, 영도아제, 방총무 모두 수고 많으셨고, 재미있었습니다.
감독님, 고문님, 멀리서 응원해 준 영학정 식구들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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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청주에 위치한 김수녕양궁장에서 '피철철' 박기범이였습니다.

q^_^p

Comments

관리자
  와우!!
경기장에 서서 활쏘는 느낌이 팍...
이런 느낌이면 엑스텐이 팍...
과녁에는 M이 팍...
실업연맹대회를 기다리며..
피철철선생은 오늘도 연습을 하러 양궁장으로...고고
서해영
  아아, 이 멋진 후기를 이제야 봤네요~!
사진으로나마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아침에 회사와서 컴퓨터 켜자마자 열어봤는데, 후기 읽으면서 혼자 실실 웃다보니
이미 근무시간 시작됬어요.ㅎㅎㅎ
멋진 글과 사진 남겨주신 기범 아저씨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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